1cm

from book mark 2011/02/2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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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김은주와 김재연이 들려주는 1CM 이야기.
( http://blog.naver.com/1cmstory  http://blog.naver.com/1cmart )



친구에게 빌려 단숨에 훅 읽어버린 책.
짧은 글들이지만 와닿는 글 한가득. 그리고 다시금 곱씹어도 공감되는 글 한가득이다.



A 라는 남자에 관하여

A의 손톱은 늘 깔끔하다.
A는 한번도 공과금을 미룬 적이 없다.
A는 친구의 여자는 넘보지 않는다.
A는 약속시간 5분전에 도착해 있기를 좋아한다.
A는 애완 고양이의 밥을 하루 두번 잊지 않고 챙겨준다.

A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다.

A의 손톱은 늘 깔끔하다.
A는 한번도 공과금을 미룬 적이 없다.
A는 친구의 여자는 넘보지 않는다.
A는 약속시간 5분전에 도착해 있기를 좋아한다.
A는 애완 고양이의 밥을 하루 두번 잊지 않고 챙겨준다.

A는 융통성 없고 답답하다.

세상은 해석하기 나름
주관을 갖지 않으면
남이 내린 결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영영,
무지개는 일곱 색깔뿐이라고
개미는 머리 가슴 배로만 나뉜다고 믿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 다채롭고 스펙터클하다.


놀부를 이해하다.

어쩌다 그녀는 혈액형을 맹신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녀는 커피에 약간의 소금을 넣어 마시는 취향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는 담뱃값에마저 자기의 이름을 써놓는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녀는 줄무늬 스타킹에 줄무늬 치마 줄무늬 스커트가 환상적인 매치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해할 수 없는 버릇, 취향, 어떤 성격은
그의, 그녀의 스토리를 듣는 순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놀부 이야기에 놀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스토리가 덧붙여졌다면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았을지 모른다.

이해될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두 가지 지구

인터넷 쇼핑몰은 지금도 업데이트 되고 잇다.
연예인들의 머리는 짧았다가 길었다가 하며, 코는 낮아졌다 높아졌다 한다.
일기예보는 맞았다가 틀렸다가를 반복하고,
99학번이 배우던 자리에 06학번, 07학번이 앉아있다.
유행은 복고였다가 퓨쳐리즘이었다가 또다시 복고로 들어섰다.

그렇게 계절을 가고 세상은 변한다.

피카소는 그때도 천재, 지금도 천재이다.
태양은 같은 자리에서 빛나고 지구는 같은 자리를 공전한다.
사랑은 다른 버전으로 항상 되풀이 되어 이야기 된다.
정의는 이기고, 유머는 언제나 사랑 받는다.
전래동화와 진리는 잊혀지지 않고 어른들로부터 아이로 이어진다.

계절이 가도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 밖의 남자

몸이 좀 아플 뿐이야(아까 네 말이 상처가 됐어)
오늘은 친구를 만날거야 (친구보다 널 만나고 싶은데)
가까운 거리인데 그냥 걸어 갈게 (멀어도 당연히 바래다 줘야지)
미안! 깜빡했네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관심 좀 가져줘)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어 (내가 먹고 싶은 건 파스타야)

여자는 남자가 괄호 안의 말까지 알아차릴 거라고 굳게 믿는다
남자는 괄호 밖의 말이 여자의 진심이라고 굳게 믿는다

여자는 서운해하고 남자는 억울해하는 이유,
남자가 수백년 동아 다투어 온 이유는, () 이다.



인생에 관한 몇 가지 의문들

의문1.
왜 저녁 7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의문2.
왜 하루 세끼를 챙겨먹고 7시에 퇴근을 하며 일주일에 세번 조깅을 하고 주말마다 친구들을 만나느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의문3.
왜 하늘을 올려다보고 바람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에서 미소를 읽고 옆집 소녀의 별명을 기억하고 취미로 들꽃 이름을 외우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의문4.
왜 이런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일까?


경계하거나 혹은 가까이 하거나

경계합시다.
 
입은 웃지만 눈은 웃지 않는 얼굴
금요일 저녁 7시 회의
마음없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습관
취중진담 혹은 취중 거짓말
다른 사람의 불행에 관한 수다

가까이 합시다.

정전 때의 촛불같은 친구
노래방을 위한 댄스 곡 연습
작심삼일을 삼일에 한 번씩 하는 재치
발과 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
균형잡힌 식단과 하루 일 리터의 물
가끔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
길잃은 고양이와 이야기하는 방법


선택

집중해야할 한가지와 놓치지 말아야 할 여러가지 사이에서
강한 여자가 살아남는 생각과 부드러운 여자가 사랑받는다는 통념 사이에서
세상부터 여든까지 가게 될 우정과 심장까지 내어줄 수 있는 사랑 사이에서
더 좋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수고와 오늘을 즐겨야 한다는 낙천주의 사이에서

그 밖의 무수한 고민과 선택 사이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합리주의가 되었다가 완벽주의가 되었다가
잔다르크가 되었다가 신데렐라가 되었다가
우정에 살고 죽다가 사랑에 죽고 못살다가
노력파가 되었다가 낙천주의가 되었다가 한다.

그리고 순간순간 선택된 완벽주의와,잔다르크와,죽고 못사는 사랑과, 낙천주의가
(혹은 그 반대가) 우리의 모습이 된다.

순간순간 내리는 선택은, 결국.
자신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2011/02/27 01:05 2011/02/2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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